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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냥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다.

특별한 의미 없이, 누구나 그렇듯 현실적인

이유로 선택한 일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일 안에서

조금씩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일하면서 잠깐 쉬는시간에 코인 숏쳐서 돈번 상황

가장 먼저 느낀 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누군가는 이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 된다.

그걸 직접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배달하면서 번 돈 계좌에서 좀 빼고 로또 살 현금화 시킨 상황

이 일은 월급처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라

내가 움직인 만큼 바로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3일이나 일주일 단위로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시간을

투자하면 그만큼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안정감이 있다.

카페에서 두쫀쿠 직접 조리중이라고 기다리라고 하길래 선택장애와서 시간얼마 남았냐고 하니 20분 걸린다 하고 사장이 커피 한잔서비스 준다고 좋다고 목마른 김에 덥석 받아버리고 조리대기 물려서 후회하는 상황

또한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시작하고

내가 멈출 수 있다는 자유는 막상

경험해보면 생각보다 큰 감사로 다가온다.

전달지에 배달 완료하고 콜사 맞고 다음콜 기다리는 상황

배달을 계속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어느 길이 막히고 어디로 돌아가야

빠른지 감으로 알게 되면서

일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

이 동네를 잘 알고 있다는 감각이

쌓일수록 일 자체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커진다.

장마 기간에 단체 피자배달 나가는 상황

이 일은 날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은 몸이 힘들지만,

동시에 콜량이 늘어나고 단가가

올라 추가 수입으로 이어진다.

힘든 날이 오히려 기회가 되는

경험 속에서 또 다른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아침마다 커피타는 과정에서 상사커피에 침밷는거 봤다는 여직원의 고백한 걸 알게된 후 퇴사 결심한 상황

또 하나 좋은 점은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묵묵히 내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표정이나 분위기에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산꼭대기 유배지와서 콜사 맞고 빡쳐서 내려가는 상황

배달을 하면서 사무실 안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다양한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새벽의 조용한 골목, 비에 젖은 도로,

한적한 도시의 모습들을 혼자 바라보고

있을 때 묘한 감정이 든다.

이런 순간들이 이 일의 또 다른 가치처럼 느껴진다.

너무 반가워서 얘기하다가 신호바꼈는데 출발 안하는 상황

신호등 앞에 서 있으면 같은

일을 하는 라이더들이 보인다.

같은 복장, 같은 상황 속에서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느낌이 든다.

혼자가 아니라는 동질감이 생기면서

묘하게 버틸 힘이 생긴다.

낮잠자다가 미션 못 보고 늦게 나와서 모든 불법주행으로 어렵게 미션 클리어하고 한숨돌리는 상황

가끔은 점심 미션이나 저녁 미션,

깜짝 미션 같은 이벤트가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도파민이 돌면서

더 집중하게 되고, 일에 재미를 느끼는 순간도 있다.

또 어떤 날은 신호가 딱딱 맞아떨어지고 길이

잘 풀리면서 모든 일이 술술 진행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괜히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작은 감사함이 쌓인다.

내가 이상한건가..엘벨 층수가 이상해서 당황하는 배달부

배달지를 이동하면서 엘리베이터의

유무에 따라 체력 소모가 크게 달라지는데,

그래서인지 엘리베이터

하나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비싼 아파트가 아닌 낮은 주택이나

1~2층 배달이 들어오는 날에는 체력적으로

훨씬 수월해져서 그 자체로도 감사한 순간이 된다.

 

이 일을 하다 보면 요즘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유행하는 메뉴와 트렌드를 몸으로 느끼면서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체감할 수 있다

점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 일을 하면서 나는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 일이 끝이 아니라는 것, 지금 이 시간은

내가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것.

 

돈을 모으고 경험을 쌓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 때

이 일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분명히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많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작은 감사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시 배달을 나간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이 길 위에도 분명 감사할 이유가 하나는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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